영어. 하면 일화가 정말 많지.
아직도 콤플랙스라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멋있어 보이고 그래.
어렸을 때부터 하도 책을 안 읽어서 그런지 언어영역 쪽이 많이 부족했어.
책 읽기도 오래 걸렸고, 시험을 보면 언어 쪽은 뭐... 완벽한 이과 머리였지.
그나마 국어는 교과서 내용을 알고 있으면 아는 내용을 토대로 시험을 보면 되니 70점 이상은 나왔었어.
영어가 문제였지...
수치스러웠던 영어 일화가 아주 많아서 이야기 추리기도 힘드네 ㅎㅎ
꼴찌를 경험하다
학교 다닐 때 영어 듣기 평가라고 일 년에 두 번씩 듣기 평가를 했던 거 같아.
중2 때 반에서 십 등 안에 드는 편이라서 나름 공부 잘하는 애라고 생각했어.
어느 날 듣기 평가를 보고 반 애들 시험 점수를 뽑아서 번호 옆에 시험 점수를 써서 반 게시판에 붙여 노은 거야.
그곳에서 내 점수를 확인했지.... 점수가 심하게 낮았어... 그래서
반에서 공부 못하거나 잘 노는 친구들 있잖아?? 그 친구들 점수를 모두 확인을 했지.
그 친구들도 다 찍었겠지만 믿었던 녀석들마저 나보다 점수가 높은거야....ㄷㄷ
그때 처음 태어나서 꼴찌란 것을 해본 것 같아. 아무도 그 점수에 관심이 없어 보였지만
나는 너무 충격이었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어.
꼴찌란 게 해본 사람은 이골이 나겠지만 난생처음 해본 거여서 진짜 수치스럽고, 땅으로 꺼져버리고 싶더라니까.
영어시험으로 반항하다
그렇게 영어로 꼴찌를 경험해 보고 고등학생이 되었어.
고2 담임쌤이 영어 선생님이 셨지.
시험을 보면 다른 과목은 나름 선전했어. 그래.. 영어를 망쳐도 십 등 언저리에 등수를 차지하려면 다른 과목을 잘해야 하지 않겠어?? ㅋㅋ
그나마 이과라서 수학도 두 과목이었고, 과학도 세 과목이어서 내 평균 점수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지.
문제는 영어였어.....
어느 날 담임쌤이 영어시험 30점 밑으로 밖으로 다 나가서 서있으라는 거야.
이미 영어로는 꼴찌를 몇 번 해본 탓에 이젠 이골이 나있어서 창피함도 없었어. 시험을 못 본 친구들하고 웃으면서 밖에나갔어. 당연히 29점이니 밖으로 나가서 섰지... 또르르..ㅠㅠ
담임 쌤께서는 내게 그런 말씀을 하셨어. "너는 담임이 싫어서 반항하는 거니??"
담임이 싫다고 반항 차원에서 본인 시험 망치는 사람도 있을까??ㅠㅠ 너무 서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지.
아직도 마운틴을 모르는 고3
그렇게 고3이 되었어.
영어 수업 시간이었지. 교과서를 펼쳤고, 영어 쌤이 모르는 단어에 모두밑줄을 그으라고 하셨어.
나는 모르는 단어에 모두 밑줄을 그었지.
영어 선생님은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친구들이 밑줄 그은 단어를 보고 다니신 것 같아.
몇 바퀴를 도시고 심각한 얼굴로 교탁에 서서 말씀하셨어.
"심각해. 고3이 아직도 산을 모를 애가 있어."
그때 속으로 생각했어. '아직도 마운틴을 모르는 애가 있다고?? 나도 영어를 못한다지만, 걘 바보 아니야?'
하고 내 교과서를 다시 한번 살펴봤어.
내가 밑줄 그은 단어들은 모두 생소한 단어들이었지. 그런데 갑자기 뜬금없이 영어사전이 찾아 보고 싶은 거야.
모운테인(mountain)을 그냥 생각 없이 검색해 봤지.
맞아. 그 멍청이는 나였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ale는 개그 소재
성인이 돼가지고 친구랑 청담을 걷고 있었는데,
영어로 된 간판이 많길래 읽으면서 (영어 잘하는) 친구한테 확인받으면서 걷고 있었지.
좀 겉다가 간판같이 화려하게 'sale'라고 적혀있는 게 아니겠어??
나는 친구한테 웃으며 물어봤지.
"친구야!! 저 매장 이름은 '살래'지??"
난.. 아직도 그 친구의 정색 표정을 기억해 ㅋㅋㅋㅋ
왜? 정색하냐고 저거 어떻게 읽냐고? 물어봤지만 그 친구는 대답조차 해주기 싫은 듯. 날 외면했어. ㅋㅋㅋㅋ
몇 년 후에 개그콘서트라는 프로그램에서 개그 소재로 쓰이더라 ㅋㅋ
아직도 영어를 못해. 쳐다보기도 싫어. 근데 아이러니하게 자식만큼은 공부 못해도 되니까 영어만 잘해줬으면 좋겠단 말이지.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하게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해 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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