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지도 이십 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새로운 어린이집에 처음 들어가는 둘째를 보니 예전 새 학년 시작되기 직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변화를 싫어하고, 새로운 것을 접하기 전 늘 두려움을 느끼던 보수적인 사람인지라.
새 학기가 도래되었음은 기대와 즐거움이 아닌 늘 두려움과 걱정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전업주부였던 엄마의 품을 떠나 유치원에 처음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단 한 번도 엄마와 떨어져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때 너무 두려웠나 봅니다.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왜냐하면 일주일 내내 울었기 때문입니다.
치과 치료도 덤덤히 치료받던 꼬마였지만 엄마와 떨어지는 것은 두려웠나 봅니다.'
그래서 매일같이 유치원에 가서 울었습니다.
매일 '오늘은 꼭 울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등원했지만 그렇게 눈물이 났습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울었던 날이 유치원 등원 여섯 번째 되는 날이었을 겁니다.
그날도 다짐을 하고 갔지만 어김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하지만 구석에서 선생님들 안 보일 때마다 눈물을 조금씩 흘렸습니다. 최대한 숨어서 운다고 울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하... 선생님한테 들키겠네... 왜 자꾸 눈물이 나는거야...ㅠㅠ' 이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오늘은 금별이가 안우네요?", "맞아요!! 오늘부터 잘 이겨내는 가봐요!" 하시며, 씩씩하다고 칭찬하셨습니다. 어린 마음에......... 정말로 믿었습니다.ㅎㅎㅎ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제가 우는 것을 다 아셨으면서 선생님들께서 연기하셨던 것이겠지요.
그런데 그날 이후로 눈물은 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유치원에 잘 적응해서 어느 누구보다 말괄량이처럼 지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을 생각하니 다시금 나의 아가들이 생각납니다.
6세 때 엄마와 떨어지면서도 그렇게 슬퍼하던 나이거늘 나의 아가들은 훨씬 어린 나이에 엄마와 떨어져서 어린이집을 다닌 다는 것이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둘째 아기가 원래 다니던 어린이집을 다닐 수 없게 되어 형아가 다니는 어린이집으로 오늘부터 첫 등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에서는 "가기 싫어. 무서워요." 하던 것이 형아 손을 잡고 마지못해 어린이집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오늘은 일찍 아이를 데리러 가야겠습니다.
'살아오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 글로리 시즌 2로 상처받은 마음 치유하겠습니다 (0) | 2023.03.10 |
---|---|
입장 바꿔 생각하는 자세 기르기 (0) | 2023.03.03 |
청개구리 심보(답은 알지만 반대로 하기) (0) | 2023.02.19 |
사주를 보고 (feat. 성욕보단 식욕이다) (0) | 2023.02.18 |
고정관념이 일으킬 수 있는 착각 (0) | 2023.02.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