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두 번
종교도 없고 미신을 믿진 않지만 사주나 신점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좋은 이야기는 듣고, 나쁜 이야기는 흘려들으려 하는 편이며, 정말 힘들 때 마음의 위로를 받으려 보기도 합니다.
일 년에 한두 번은 꼭 보는 편입니다. 올해는 아직 어디 갈 것인지 정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잘하는 곳에서 보고 싶은데 나의 정보력은 왜 이렇게 떨어지는 것인지 ㅠ 안타깝습니다.
무튼 신년운세 보러 다녀와야 하는데 귀찮아서 어디가 잘하는지 알아보지도 않고, 미루고 있는 와중에 십 년도 더 전에 건대 입구 쪽 사주카페에서 사주 봤던 일화가 생각나서 끄적여 봅니다. ㅎㅎ
건대 입구 유명 사주카페
이십 대 초반. 아는 언니가 인기 많은 곳이라고 소개해 주어 한 달 전에 미리 예약을 잡고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보통은 사주나 신점을 보러 갈 때는 혼자 다니는 편이지만 그때는 건대이기도 했고, 친구가 시간이 비어 심심하다고 해서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나의 예약시간이 됐고, 나와 친구는 작은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는 여러 선생님들이 계셨는데 미리 용하다는 선생님으로 예약하고 갔던 지라 용하신 선생님이 계시는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는 풍채 좋은 남자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그런 곳에 가면 너무 호응을 잘해주면 안 된다고 들었을 때라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나의 개인정보를 알려드리고 차분히 앉아 선생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생년월일시와 이름까지만 말씀드렸을 뿐인데...........
선생님께서는 입을 떼셨습니다.
"너는 성욕보단 식욕이다!!"
애써 부정
..............................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실 그때가 살을 많이 뺀 시기라 그냥 가만히 있으면 일반 정상인처럼 보였을 시기인데 저 선생님은 무엇??
심지어 신내림 받은 분도 아니셨고, 그냥 명리학 공부하시는 분일 뿐일 텐데 어.... 어떻게 그것을 아신 것이지??
친구는 그 이야기를 듣고 찐 철학가 시라며, 나의 사주가 끝나고 본인도 바로 그 자리에서 결제하여 다른 선생님께 서주를 보았다고 한다. (나의 사주를 풀이해 주셨던 쌤은 이미 예약이 꽉 차있으셨으므로...)
무튼 나는 살을 많이 빼서 잠시 먹을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착각하며, 살던 때인지라..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 아니에요!! 제가 지금 남자가 없어서 공허해서 먹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지.
남친 생기면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당시 모태솔로였기 때문에 남친을 만나게 되면 정말로 먹을 것을 쳐다도 안 볼 것 같았습니다. 단지 지금 외롭고 허해서 먹는 것을 좋아할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헌데 선생님께서는 단호하셨습니다. "아니다. 남친이 있어도 넌 식욕이다."
"그런 거 아무것도 상관없이 식욕이다. 남자 없인 살아도 먹을 것 없이는 못 산다."
"사람의 욕구엔 세 가지가 있는데 너는 식욕, 수면욕, 성욕 순이다."라며, 못 박으셨습니다.
당시만 해도 진짜 믿지 않았습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걸 맞추신 것은 놀라웠으나 남친이 생기면 먹을 것은 쳐다도 안 볼 것 같았기에........... 하지만ㅋㅋㅋㅋ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찐 명리학 박사셨습니다.
남친이 생기고 나니 그래도 먹는 것에 집착하고 좋아했습니다.ㅋㅋㅋ
다시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데 도대체 어디서 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진짜 생년월일시 이름만 알려드렸을 뿐인데 어떻게 그것을 아신 것인지. 너무 놀라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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