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에 익숙한 자
나는 현대 문명과 많이 동떨어진 사람이고, 게으르고, 머리가 좋지 않으며,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보수적인 사람입니다.(하지만 성실하고, 거짓말 못하고, 착하고,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보통 질문이 생기면 검색을 잘 못하는 저를 위해 친구들이 해답을 찾아주곤 합니다.
하지만 아토피의 경우 디테일하게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친구들이 간혹 언질을 주긴 했지만 아토피를 겪는 친구들도 없었기에 친구들에게 그 문제에 관해서는 질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혼자서 인터넷 검색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리하여 아토피를 비롯한 습진, 여러 피부염들을 초록 창에 검색해 보면 전후 사진, 그럴싸한 제목의 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글들은 거진 홍보 글이어서 자극적인 전후 사진만 올려놓고 해답을 찾고 싶으면 방문해라는 식이었습니다. 내가 궁금한 건 같은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리얼 후기글이었는데 그런 글을 찾기 어려워 늘 속상했습니다.
어딘가에는 리얼 후기글이 올라와 있었겠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전자 쪽을 잘 다루지 못하는 내게는 하늘에서 별 따기였습니다. 또 다른 사람이 보기엔 핑계 같아 보이겠지만 다음 카페나 네이버 카페를 들어가면 지금 당장 궁금해서 들어간 것이었는데 꼭 가입하고 등업을 해야 했고, 등업을 하려면 바로바로 되는 게 아니라 몇 회 방문이라던가 운영자들의 정회원 인증이 필요했기에 궁금한 내용을 볼 수 없는 경우가 허다했고, 힘들게 등업을 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후기글과 같은 정보를 보려고 하면 등업한 등급보다도 더 위 단계의 등급이 필요해서 결국 원하는 글을 못 보는 일이 많았습니다.
아동학대 이슈로 떠들썩한 시국
그 당시 아동학대 사건이 큰 이슈로 자리 잡은 때여서 '설마 아동학대 신고당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종종 하였고, 아기와 함께 길을 걷다 아기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람들과 스치면 '저 사람이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떠올리면서도 정말로 신고 당하리라고는 요만큼의 의심조차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나마 나의 동네 사람들은 얼굴이 이상한 아기를 매일 안고 다니는 여자를 자주 봐서 그런지 나와 나의 아기에게 큰 관심이 없는 듯했지만 (동네를 300M만 벗어나면서 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음.)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게 아니다 보니 체감상 다른 시국 때 보다 그 당 시가 사람들의 눈초리는 더욱 매섭게 느껴졌습니다.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다
아기의 피부가 다시 한번 악화되자 지칠 대로 지쳤고 정신이 녹아내려 이제 한의원을 다니기로 한 멘탈붕괴 시점. 감기가 찾아와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아기 얼굴이 아주 만신창이가 된 채로 부모님댁에 갔을 때였습니다. 정신머리를 집에 두고 나와 그런지 외부에 나갈 때 필수용품처럼 챙기는 항히스타민(두드리진)을 집에 놓고 온 것이었습니다.
홀로 계시는 아버님과 외부 활동을 마치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버님께서 사용하시는 이불들은 모두 털이 많이 달린 극세사 이불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의 간지러움 증은 극에 달했습니다. 집에 들어가자 긁고 난리가 나서 얼굴에는 피떡이 범벅이 되었고, 그날이 공휴일인가 일요일이었는데, 시골이어서 그런지 다녀올만한 병원과 응급실조차 마땅하지 않았습니다.
걱정을 한 아름 안고 있는데 갑자기 아버님 댁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남편이 나가서 문을 열었는데, 경찰이었습니다. 그것도 세분이나 출동을 한 상태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경찰이 집에 찾아올 이유가 없는데 도대체 무슨 일일지 궁금했습니다.
경찰관님이 말하길 아동학대 접수가 되어 출동했다 하셨습니다. 경찰관님의 눈에도 아기의 상태가 심각해 보이나 폭력의 상처와 긁음으로 인한 상처의 흔적은 분명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기를 이리저리 살펴보시더니 인적 사항만 기록하고 힘내라는 말씀을 남긴 채 돌아가셨습니다.
아동학대 이슈가 큰 화재인데 나 진짜 아동학대 신고당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며 지냈지만 진짜 아동학대 신고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정말로 신고당하는 일이 벌어지다니. 나의 아기가 그 정도로 심각하구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습니다. 그리고 오지랖과 별개로 지나가다가 아기가 심각해 보여서 신고하셨을 텐데, 아동학대 신고해 주신 분께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음 따듯한 타지의 약사 선생님 잊지 않겠습니다.
- 그날 아기의 상태가 너무 심각하여 예정보다 일찍 아버님 댁에서 나와 급하게 아무 약국이나 들어가서 항히스타민을 살 수 있냐고 여쭤봤었는데. 약사님께서 아기 얼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시고 처방전이 있어야 약을 드릴 수 있는데 지금 정도가 너무 심각해 보이니 선물로 그냥 드리겠다며 돈을 드리려 해도 극구 사양하시고 약 받아 가라고 약을 그냥 주신 약사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그 은혜는 꼭 잊지 않겠습니다. 아기 덕분에 오지랖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으나 도움의 손길 또한 참 많은 분들께 받았습니다. 모두들 그 은혜 꼭 잊지 않고 갚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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