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체력이던 이십 대 초반에는 7일 중에 8일을 놀러나갈 때였다.
2주 정도 신나게 놀고 2주에 한 번씩 마지막 일요일은 잠자는 시간을 가졌다.
그날은 아무 약속도 잡지 않고 잠만 자는 날로 24시간 이상 잠만 잤다.
(그때는 젊어서 그런가 몰아 자기가 가능했던 시절)
하루 종일 자고 있으면 엄마가 한 번씩 꼭 나를 깨워본다.
"아 왜ㅡㅡ!!"
"헤헤 아니... 죽은 거 아닌가 확인해 봤지."
그러곤 나는 다시 잠든다. (사랑해요 마미 ㅋㅋ)
그렇게 피곤하게 지냈기 때문에 갑자기 잠드는 게 가능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씻을 수 없는 과거이기 때문에 늘 언제 잠들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함께 생활한다.
살면서 3번 잠들면 안 될 때 잠든 적이 있다고 했는데,
앞글에 적은 사연 외에 2건은 그래도 목숨과 연관되어 있지는 않는다.
그래도 평생 3번이나 잠들면 안 될 상황이었는데 잠들었기 때문에 잠을 대하는 자세는 언제나 조심해야겠다고 각성한다.
두 번째 사연을 소개하자면
앞에 귀차니즘 글에도 적었겠지만 나는 귀차니즘이 엄청 심한 주제에 무조건 꼭 씻고 자야하는 병이 있다.
그래도 지금은 늙고 병들어서 머리 정도는 건너뛰고 잘 때도 있지만
(양치, 세수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하고 자야함. 왜 그런 거니?ㅠ)
예전에는 무조건 샤워까지 해야 하는 병이 있었다.
그날은 머리를 감아야 하는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너무 피곤해서 졸려운데 무조건 씻고 자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술을 먹은 것도 아니었고, 그냥 귀찮고 너무 졸리고 피곤했다.
그래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씻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반 수면상태로 깨서 씻으러 갔다.
거의 몽유병스러웠달까??
내가 잠은 자고 있는데 몸은 움직여졌었다.
머리를 감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너무 졸려서 머리에 물을 대충 묻히고, 샴푸를 아주 조금 짰다.
머리를 감는데 거품이 전혀 나지 않았다. 잠결에도 '왜 이렇게 거품이 안 나는 거야!!' 하면서 머리를 비볐다.
그러고서는 물을 졸졸졸 틀어놓고 샴푸를 씻어 내는 것이 맞는 걸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머리를 대충 헹군 후 다시 자러 돌아갔다.
너무 소름 끼치는 것은 그 잠결에도 물이 졸졸졸 나와서 답답해했고(물을 세게 틀면 되는데 잠결이라 그런지 세게 틀 생각을 못함.), 샴푸를 엄청 조금 짜서 감는 주제에 거품이 안나는데, 샴푸를 더 짜서 바르면 될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머리를 감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다음날 내가 했던 모든 행동들이 다 생각이 났고, 충격이었으며, 아침에 다시 머리를 제대로 감았다.
'살아오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벚꽃시즌에 흩날리는 꽃잎을 보며 나이 먹음을 실감했다 (0) | 2023.04.10 |
---|---|
기면증은 아니지만 - 세 번째 사연 (0) | 2023.03.31 |
기면증은 아니지만 피곤하지 않게 조절하기 (1) | 2023.03.29 |
장롱면허 끝내고 초보운전 딱지 떼고 나니 (0) | 2023.03.28 |
두 살 터울 형제 이야기 (0) | 2023.03.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