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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여보이려고

정관격인 성격이 현대사회와 잘 맞을까?

by 홀려버린 2023.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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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진 않지만 내 사주팔자 구성이 정관격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어렸을 때부터 규칙을 잘 지켰고 어른들 말씀을 잘 들었다.

 

갑목 성향이라 말괄량이 기질이 있었지만 어른들의 말씀에는 토 달지 않고 꾀 잘 들었던 것 같다.

그래야 하는 건 줄 알았다.

 

어렸을 때 혼자 있는데 어른들이 언니랑 나눠가지라고 돈을 주시면 

주신 분이 "언니랑 나눠"라는 문장을 이야기하셨기 때문에 무조건 언니랑 반씩 나누어 가졌다. 

 

난 언니에게 단 한 번도 돈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그것은 어른들이 날 좋아하기 때문에 나한테만 돈을 줘서 그런 건 줄 알았다........................(착각도 자유ㅠ 존나 착한 건지, 멍청한 건지 ㅠ)

 

이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그러던 고2 크리스마스 때

 

말괄량이인 나는...;; 엄마, 아빠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18살이긴 하지만 아직도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믿거든, 근데 산타클로스가 전 세계를 돌려니 얼마나 힘드시겠어?? 그래서 좀 편하시라고 안방에다 양말을 걸어놓고 자야겠다^^"

 

"산타할아버지!! 저는 믿어요. 그래도 힘드실까 봐 양말은 엄빠방에 걸어둘게요!!" 

 

 

 

 

 

 

그러고는 안방에 양말을 걸어두고, 내방에 와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나는 기쁜 마음으로 양말을 확인해 보았고, 그 속에는 2만 원이 들어있었다.

 

양말은 내 양말 하나만 걸어놨고, 만 원이 아닌 이만 원이 들어있길래 언니랑 나누어 가지라는 소린 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언니에게 만 원을 주면서 양말에 이만 원이 들어있어서 만 원을 준다고 얘기까지 했다..... 

언니는 아무 말 없이 받았고, 몇 주가 지났다.

 

엄마랑 언니랑 나랑 셋이 있을 때였다.

 

무엇 때문에 이런 말을 꺼낸 건지 기억은 없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엄마에게 말을 했다.

"크리스마스 때 만 원밖에 안 줘놓고, 블라블라~"

엄마가 무슨 소리냐며 2만 원 줬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그러니까!! 2만 원들어있어서 언니랑 만 원씩 나누어 가졌다고!!"

 

그랬더니 엄마가 무슨 소리냐고 언니한테는 따로 직접 줬다는 것이다..................................................

그때 진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언니에게 줬던 돈을 다시 돌려받긴 했지만....

그때부터 그동안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나누어왔고, 나는 한 번도 받지 못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정말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학교 가서 친구들한테 이 이야기를 했다.......................

 

더 충격적인 건 어른들에게 받은 돈을 자신의 형제와 나누는 애들이 없었다........................

 

한 명한테만 물었을 땐 그 친구도 울 언니랑 똑같나 보다 생각했는데,

모든 애들이 "왜 나눠? 나한테 준 건데?? 아무도 모르는데 왜 나눠?", "그분도 그냥 형식적으로 얘기한거지 돈을 어따쓰는지 관심도 없을걸?" 식의 반응이었다.

 

정말 모두가 이랬구나. 내가 바보였구나. 그제야 깨달았으나 이미 나는 많이 컸을 때고 더 이상 어른들은 내게 용돈을 주시지 않으셨다. 또르르..

 

착한척하는 게 아니고 정말 멍청했던 것 같다. 그 사람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랐다.

 

이러한 성향은 아직까지도 여전히 이어진다. 나의 이러한 성향이 좋게 보일 수 있겠지만 나 자신은 너무너무 싫다.

손해 보는 상황도 너무 많고, 나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다.

 

이러한 성향을 바꾸고 싶은데 잘 안된다. 너무 바꾸고 싶은데 왜 이러는 것인지... 

이러한 성향을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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